홍콩--(뉴스와이어)--코로나19가 통제될 무렵 글로벌 서비스 산업이 얼마나 많이 살아남을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미국의 한 산업 단체에서는 올해 말까지 미 전역 요식업체의 수익 손실이 2400억달러에 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은 대부분 비어 있다. 하지만 모두 다 잃은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좋다. 홍콩중문대(CUHK)가 진행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보통 인간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먼 로봇이 코로나19에 타격받은 서비스 업계가 충격을 덜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관광 및 서비스 업계에서 로보틱스를 활용하면 사람들이 대면 접촉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우려하는 이 시기에 식당과 호텔이 고객을 다시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해당 연구는 미국과 중국, 2개국에서 진행되었으며 이와 같은 경향은 중국이 미국보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리사 완(Lisa Wan)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호텔관광경영 및 마케팅학과 조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팬데믹이 사람들의 인식을 지배하는 상황에서는 로봇이 대면 접촉을 줄일 수 있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 위험에 대한 지각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고객의 방문 의사가 높아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의 구원: 코로나19에 영향받은 소비자의 전염병 위험 지각 줄이는 법(Robots Come to the Rescue: How to Reduce Perceived Risk of Infectious Disease in COVID-19 Stricken Consumers)’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연구에는 일라이자 챈(Elisa Chan) 뉴욕공과대 (밴쿠버 캠퍼스) 교수, 루오샤오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박사과정생이 공동 연구진으로 참여했다.
◇아포칼립스에서 인류를 구할까?
고군분투하는 요식업계를 위해 미 질병 통제 예방 센터는 야외에서 식사했을 때 코로나19에 전염될 위험도를 아주 낮음으로 유지해 왔다. 하지만 식당 종업원 및 고객과 연결된 전염 사례도 존재해 왔다. 이에 일부 식당은 고객의 우려를 덜기 위해 자동화 시설을 늘리게 되었다.
예를 들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회사인 컨트리 가든(Country Garden)은 6월 광둥성 순더 지방에 완전히 로보틱스만으로 운영되는 식당을 세계 최초로 오픈했다. 600명의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중식부터 훠궈, 패스트푸드까지 200종류 이상의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로봇 20대를 갖추고 있다. 음식은 주문 후 단 20초 만에 받을 수 있다. 준비된 음식은 스카이레일 시스템이나 로봇이 운반하는 쟁반에 놓여 고객의 식탁까지 곧바로 전달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햄버거 체인점 화이트 캐슬이 프렌치프라이 및 여러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로봇 셰프 암 ‘플리피(Flippy)’를 시험 중이다. 또 러시아에서도 KFC가 완전 자동화 프라이드치킨 준비 시스템을 사용하는 지점을 오픈했다.
호텔에서는 프런트 데스크 운영, 컨시어지, 룸서비스 배달 등에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에서 초보적인 단계에 불과하더라도 로봇을 이용하기 위한 기술은 지금까지 수년 동안 존재해 왔으나 코로나19 이전에는 소수의 주의를 끌기 위한 장치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막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하고 자주 고장 나기 쉬웠을 뿐만 아니라 냉정하게 말해 ‘쓸모없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로봇을 확충한 일본의 헨나(Henn na) 호텔 숙박객들은 AI 룸 어시스턴트가 코 고는 소리를 보이스 명령으로 착각해 밤새도록 잠을 깨웠다고 불평했다. 또 전하는 바에 의하면 프런트 데스크 로봇은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했고, 짐을 운반하는 로봇은 바깥으로 나가서 물에 젖기만 하면 고장 났다. 이 모든 것은 오히려 같은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업무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한편 선구적으로 초기 케이터링 로봇을 도입했던 중국의 식당 체인 허웨이라이(Heweilai)도 2016년 워커스 데일리(Worker's Daily)에 고객 응대를 위해 구입한 로봇들의 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로봇 사용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봇 웨이터는 탕류와 같이 간단한 음식조차 나르는 데 문제가 있었으며 고정된 경로로만 이동할 수밖에 없어서 자꾸 로봇끼리 충돌했고 주문을 받지도, 어느 정도 빈 물잔에 물을 따라주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고객과 쌍방으로 대화를 나눌 수도 없었다.
홍콩중문대학교에서 서비스 및 부동산 연구 센터 디렉터를 겸임하고 있는 완 교수는 “역설적으로 팬데믹에 직면하면서 서비스 로봇에 의한 대인 접촉 부족이 바로 잠재적인 고객들이 바이러스 접촉 위험이 낮다고 인식해 방문 의사를 높이는 요소가 되었다”며 “비즈니스, 특히 큰 타격을 받은 관광 산업은 팬데믹을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비즈니스 환경으로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서비스 로봇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관광 산업에 특화된 로봇-고객 역학에 새로운 빛을 비추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에 대한 소비자 반응
이번 연구는 두 차례에 걸친 조사로 나뉜다. 첫 번째 조사에서 연구진은 4월 초에 로봇이 사용된다면 식당에 방문할 것인지 묻는 설문 조사를 수행했다. 총 496명의 응답이 있었다. 응답자들은 로봇이 사용된다면 식당에 방문할 것이며 전염병 감염 위험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게끔 대인 접촉을 줄이기 위한 로봇 사용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 연구진은 두 가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국과 중국에서 응답자를 모집했다. 총 1062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질문은 첫 번째 조사와 동일했으나 호텔 시나리오가 추가되었다. 다시 한번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로봇을 사용하면 대인 상호작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식당과 호텔을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로봇을 사용했을 때 호텔과 식당을 방문할 의사는 미국인 응답자보다 중국인 응답자 쪽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응답자들은 로봇에 의한 대인 상호작용 감소가 바이러스 전염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여줄 것에도 상당한 믿음을 보였다.
완 교수는 “핵심 예측과 별개로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 전파와 관련된 위험 지각을 줄이고 고객의 방문을 촉구하기 위해 서비스 로봇을 사용하는 것이 중국과 같은 집단주의 문화에서 더 두드러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집단주의자들이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호에 더 의존하기 때문일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문화에서 관광 산업에 서비스 로봇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려 할 때 이론적으로, 또 실질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칠 문화적 영향에 대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완 교수는 “지능 자동화와 관광 산업의 서비스 로봇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 및 반응에 관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와 보건 당국이 공공 보건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 재개 계획을 고안하고 비즈니스마다 더 엄격한 운영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있지만 완 교수는 이러한 조치들이 팬데믹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을 달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안전하고 빠른 회복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관광 업계를 되살리기 위해 꼭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지속된(그리고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으로 인한 심리적 영향이 비즈니스 회복에, 특히 관광 분야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제안하고 시험한다. 우리는 이러한 심리적 관점이 코로나19 및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팬데믹과 맞서 싸우기 위한 조건 및 경제 조치의 핵심을 보완한다고 믿는다”는 것이 완 교수의 설명이다.
이 보도자료는 CUHK 경영대학원 웹사이트인 China Business Knowledge(CBK)(https://bit.ly/3l7UglI)에 먼저 게재되었다.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CUHK Business School) 개요
1963년 설립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경영학 학사(BBA) 학위와 MBA, EMBA 과정을 모두 제공하는 기관이다. 본교는 현재 48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홍콩 내에서 가장 많은 경영대학원 졸업생(4만명 이상)을 배출했다.